
정부가 추진하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에 노동계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항운노련(위원장 김상식)은 28일 성명을 내고 “‘해양수도 부산’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각 항만이 지역 산업과 국가 공급망 안에서 축적해 온 고유한 기능과 자율성을 충분한 검토 없이 하나로 흡수하는 방식은 노동현장의 혼란과 항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항만공사는 2003년 항만공사법 제정으로 도입됐다. 정부가 직접 운영하던 중앙집중형 항만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항만마다 다른 산업구조와 시장환경에 맞는 전문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법 제정 이후 부산·인천·울산·광양에 항만공사가 설립됐다.
항만공사가 지역별로 운영되면서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는 게 연맹의 주장이다. 연맹에 따르면 부산항은 수출입 물류와 글로벌 허브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과 대북 교류의 거점항 역할을 한다. 울산항은 국가 에너지 수급과 석유화학산업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특화 항만이다. 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액체화물 등 산업 원자재와 제품 물류를 담당하는 산업 공급망 거점이다.
연맹은 “각 항만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산업적 역할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하며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외면한 채 하나의 잣대로 묶으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현장 대응력이 떨어져 항만 경쟁력 저하와 노동현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맹은 “해외 공동마케팅과 탄소중립 항만정책, 디지털·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항만 구축, 북극항로 대응, 항만안전 공동대응 등은 협력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 역시 각 항만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살릴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통합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맹은 정부에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 중단 △항만별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 보장 △조직 통합 대신 공동사업 중심의 협력 확대 △항만공사·노동계·지역사회·산업계가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항만정책 공동 설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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